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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 진짜 나이는 몇 살?

인 당 2008. 1. 16. 15:14


3김 진짜 나이는 몇 살일까




    "인생은 과연 삼국지에서 누가 말한 것처럼 백마가 달려가는 것을 문 틈으로 내다보는 그 순간처럼 빨리 지나갔다"

    지난 11일 팔순을 맞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축하연에서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한 말입니다. 이 자리에서 YS는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 무대에 우뚝 서서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창조하는 일, 그 꿈이 이뤄진 어느 날 조용히, 그러나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나는 바란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26세 때인 1954년 제3대 총선에서 거제에서 자유당 공천으로 최연소 의원이 된 후 1992년 제14대 대통령에까지 오른 YS. 그가 이제 정치 현장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뜻일까요.

    이날 축하연에서 김종필(JP) 전 총리는 건배사에서 "중국에서 160세가 천수이고 80세가 반수인데, 김 전 대통령 내외분이 이제 겨우 반을 사셨으니 천수를, 160세를 다 하도록 축원드리자"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JP는 1980년 이후 YS, DJ(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3김(金) 정치'의 한 축이었죠.



    11일 치러진 YS의 팔순 잔치에 대해 일부 언론은 "80회 생일을 맞은 이날 성대한 팔순 잔치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럼 팔순 잔치를 치른 YS의 정확한 나이는 몇살일까요.
    나이 80세를 가리켜 산수(傘壽)라 부릅니다. 한문의 우산 산(傘)자를 나누면 팔(八)과 십(十)이 되어 이를 80세로 일컫는 말로 쓰게 되었다는군요. 우리나라 나이로 80세 때 치르는 팔순 잔치는 생일 로 치면 79번째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YS의 나이는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는 80세이지만 만으로는 79 세가 됩니다.

    YS는 호적상으로는 1927년 12월 20일생이지만 실제 생일은 음력 1928년(무진년) 12월 4일(양력 1929년 1월 14일)이라고 합니다.
    YS는 음력으로 생일을 지냅니다. 따라서 매년 양력 생일 날짜는 달라집니다. 1999년에는 1월 21일, 2000년엔 1월 10일이었습니다. 2000년 12월 29일 다시 생일을 맞았습니다. 양력으로 2000년엔 두번 생일상을 받은 것이죠.

    음력으로 생일을 따져 기억하기 쉽지 않지만 매년 YS 생일 때마다 상도동에는 방문객과 화분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2004년 1월 6일 DJ 팔순 축하연.[중앙포토]


    DJ(김대중 전 대통령)은 3년 전인 2004년 1월 6일 팔순 잔치를 맞이했습니다. 이한동, 김석수 전 총 리 등 김대중 정부 시절 고위 공직자 1500여명이 회비를 모아 호텔에서 축하연을 열어주었습니다.

    DJ의 실제 나이에 대해서는 과거 시비가 많았죠. 그런 탓인지 동교동 측은 "DJ는 호적상으로 양력 1926년 1월 6일생이지만 실제 태어난 해는 그보다 2년 앞선 1924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호적상으로 1925년 12월 3일생으로 되어 있는 DJ는 1996년 3월 국민회의 총재 시절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실제 나이를 밝혀달라는 패널리스트의 요구에 "음력으로 1923년(계해년) 12월 3일생"이 라고 답변했습니다.

    천문연구원 홈페이지에서 '음력을 양력으로 변환하기' 프로그램에 넣어보았습니다. 음력 1923년 12월 3일은 양력으로 1924년 1월 8일이더군요. 올해 2008년 우리나이로 85세입니다. 또 굳이 따지자면 팔순 잔치는 2004년이 아니라 2003년에 하는 게 맞습니다.

    DJ는 양력으로 생일을 지낸다고 합니다. 매년 1월 6일에 맞이하죠. 올해도 1월 6일 생일을 맞아 동 교동 비서실과 경호실 직원들과 함께 오찬을 했다고 합니다. 작년 2007년에도 1월 6일 생일을 맞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난을 받았습니다.

    음력으로 1923년(돼지띠) 12월 3일 태어났다면 양력으로 1월 8일에 생일을 지내는 것이 맞는데 매 년 1월 6일 생일상을 받는 이유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1991년 1월 8일 JP 생일 축하연.[중앙포토]


    JP(김종필 전 총리)의 생일은 양력으로는 1월 7일입니다.
    측근에 따르면 JP는 매년 음력 11월 23일 생일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양력으로 올해는 1월 1일이었습니다. 새해 첫날 신년하례를 겸해서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음력으로 11월 23일, 양력으로 1월 7일이 맞아떨어지는 날은 언제였을까요.
    천문연구원 '음양력변환계산' 프로그램을 두드려보니 음력 1925년(을축년) 11월 23일은 양력으로 1926년 1월 7일이었습니다. JP의 실제 생일은 음력으로 1925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83세입니다. 올 새해 첫날 1일은 82번째 생일을 맞이한 것이죠.

    하지만 JP는 호적상 1920년생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지난 2004년 6월 법정에서 드러난 사실입니 다. JP는 2002년 5월 대기업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2004년 재판을 받았 습니다. 재판부가 주민등록번호를 묻자 주머니에서 미리 적어온 종이를 꺼내 더듬더듬 읽었다고 합 니다. 호적상으로 치면 올해 우리나이로 89세 또는 88세가 됩니다.


중앙일보 1996년 1월 5일 5면.

    YS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때인 1996년 1월초 흥미를 끄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중앙일보는 1월 5일자에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6일 71번째(실제는 72번째가 맞음) 생일을,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7일 70세(실제는 1995년이었음) 고희(古稀)를 맞는다"며 "정치인생의 건곤일 척을 목전에 둔 생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생일을 조촐하게 맞이했습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05년 10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기자회견에서 "세대교체는 국민의 압도적인 요청인 만큼 국민이 깜짝 놀랄 정도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칠순을 넘긴 DJ와 JP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죠. 이런 마당에 생일 잔치는 '장수 만세'로 비칠 우려 가 크죠. 두 사람 모두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냈다고 합니다.

    DJ, JP, YS의 생일은 대부분 양력으로 1월에 맞이합니다. DJ에 이어 JP가 고희를 맞은 1995년초 '정치인 70세 정년론'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그로부터 13년이 흘렀습니다.
    팔순을 맞은 YS는 "조국과 국민이여, 자유민주주의와 더불어 세계 속에서 번성하고 영원하라. 이 것이 제가 조국에 바치는 마지막 헌사요, 마지막 소망"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제 '3김 시대'는 현실 정치를 떠나 역사 속으로 편입될까요.

= 중앙블로그 =


서울구경 // 서영춘